난롯가 이야기: 피터 웨일렌과 함께하는 카라잔 체스 이야기

난롯가 이야기: 피터 웨일렌과 함께하는 카라잔 체스 이야기

카라잔 파티의 흥이 절정에 다다른 지금, 많은 플레이어들이 한여름 밤의 카라잔의 체스 임무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체스 말들이 자동으로 공격을 하고, 나이트는 신중하게 배치한 방어 전략을 넘어 다니며, 여러분의 적은 시도 때도 없이 반칙을 하려고 하죠. 이렇게 흥미진진한 체스 임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여름 밤의 카라잔 개발을 시작할 때, 개발팀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카라잔의 색깔을 가장 잘 살리는 요소들을 목록으로 정리했는데, 체스가 그 목록의 1순위였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체스는 플레이어들에게 굉장히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는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아닌 체스 말을 선택하여 매 순간 반칙을 하는 메디브의 메아리를 상대로 위험천만한 체스 대결을 펼쳐야 했습니다.

Enemy-Hero-Power.png수 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독특하고 즐거운 추억을 남긴 이 체스를 하스스톤만의 양념을 가미하여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한여름 밤의 카라잔의 체스 임무를 아직 못해본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체스 임무에서 여러분은 체스 말 카드로 구성된 덱을 받게 되며, 이들은 각 차례가 끝날 때 자신의 맞은편에 있는 적 체스 말을 자동으로 공격합니다. 만약 체스 말이 두 개의 적 말 사이에 배치되면 두 개 모두 공격하게 됩니다. 적 우두머리의 덱은 여러분의 덱과 유사하지만, 가장 왼쪽의 말을 처치하는 영웅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스를 게임 내에 구현함에 있어 하스스톤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그 조건이 조금 다릅니다. 우선 하스스톤은 이미 턴제 전략 게임입니다. 따라서, 개발팀은 하스스톤과 체스의 근본적인 차이를 우선 확인해야 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진행 속도입니다. 체스는 한번의 차례에 말을 한번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하스스톤에 비해 진행이 상당히 느립니다. 또한 실제 체스에서는 사용 가능한 말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고 플레이어의 결정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만, 하스스톤은 무작위로 카드를 뽑아 사용합니다. 한번의 차례에 한번의 선택 그리고 하스스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무작위성을 기반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Friendly-Hero-Power-Description02.png첫 번째 시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만들었습니다. 폰은 저비용에 도발, 비숍은 양 옆의 말들을 치유, 룩은 지금보다 강력했고, 나이트는 도발을 무시했으며, 퀸은 그 중 가장 강했습니다. 플레이어의 덱에는 체스 말 수와 같은 수의 카드들을 가지고 있었고 (폰 8개, 나이트와 비숍 2개씩, 퀸 1개) 두 가지의 특별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차례때 카드를 뽑는 것이 아닌 발견을 했으며, 한 차례에 하나의 말만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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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다른 기능도 있었습니다. 영웅 능력은 하수인 하나에게 한번의 차례가 끝날 때까지 공격 능력을 부여했습니다. 또한, 각 덱에는 “폰 폭풍”이라는 주문이 있었는데, 이 주문을 사용하면 모든 폰들이 공격을 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만약 적에게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면(예를 들어 대량의 피해를 입거나, 주요 말을 잃던지, 아니면 그 외 조건 달성) 내 하수인 하나를 처치하거나 적의 하수인 하나를 부활하는 등의 반칙 행위를 발동시켰었습니다.

위의 버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선 평상시의 하스스톤과는 다르게 한번에 하나의 말만 공격할 수 있었기에 진행이 매우 느렸습니다. 그리고 무슨 말을 사용하든 큰 차이가 없었죠. 예컨대, 룩으로 끝 없이 상대의 폰들을 괴롭힐 수 있었죠. 앞서 언급한 특수 카드들 덕분에 덜 지루하긴 했지만, 기본적인 플레이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룩과 퀸 카드에 글귀를 추가하여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들어 보려고 했습니다.

zzNEUTRAL_KAR_A10_04_WhiteRook.png수 개월 전, 하스스톤 개발 팀 전체가 게임에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몇 주 동안 각자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었습니다. 이때 몇몇의 인원들이 신규 선술집 난투를 개발하며 하수인들이 차례가 끝날 때 자동으로 공격을 하는 멋진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체스를 덜 지루하게 하고 룩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능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룩에게 자동 공격을 부여하고 게임을 몇 번 해보았더니 너무나 재미있었습니다! 자동 공격을 추가하니 게임의 속도도 개선되었고, 나아가 체스에서의 그것과 비슷하게 각 말의 위치를 지정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 후 바로 폰, 룩, 그리고 퀸에게 자동 공격을 주었고, 비숍은 그대로 치유를 하게 두었습니다. 나이트는 더 이상 도발을 무시할 필요가 없었기에 돌진을 부여하는 한편, 하스스톤의 일반 하수인처럼 공격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변경 사항을 모두 적용하고 다시 플레이를 해보니 게임의 기본 기능이 잡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웅 능력은 더 이상 게임에 맞지 않았고, 특수 카드들 또한 필요 없게 되었지요. 게임 판을 운용하는 것 만으로도 이미 많은 집중을 요구했기에 다른 요소들을 제거하고도 재미가 있는지 실험 해봤습니다. 그리고 영웅 능력은 말의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설정하여, 앞서 말한 위치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 시켰습니다.

Friendly-Hero-Power-Description.png변경된 버전에서도 역시나 많은 기능들이 존재했지만,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말들의 체력을 대대적으로 증가시켰고(기존에는 폰의 스탯이 1/2 였답니다!), 영웅의 체력을 20으로 올리는 한편, 영웅 능력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쯤 되자 체스 자체가 너무 쉬워져 버렸습니다. 메디브와의 체스 대결이 공평하면 안되겠죠? 그래서 적 영웅 능력을 무작위 말 처치로 변경했지만, 위치의 중요성을 또 다시 부각시키기 위해 가장 좌측의 말을 처치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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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체스의 최종 버전과 매우 유사했지만…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굉장히 빠르게 공격 선택지가 줄어들었으며,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이트로 적 영웅만 공격하거나(이때까지 나이트는 영웅을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적이 탈진 피해를 입어 쓰러질 때까지 버티는 전략을 써야 했습니다. 일반 난이도라 하기엔 너무 어려웠고, 게임의 규칙을 알아도 순식간에 말을 모두 잃어 전장 주도권을 잃고 패배하기 일쑤였죠. 결코 좋은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말들의 공격과 체력을 조정하여 난이도를 조절하고 전장을 조금 더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버전을 영웅 난이도로 명명했고, 이를 기반으로 일반 난이도를 만들었습니다. 앞서 제거했던 발견 기능을 영웅 능력에 다시 부여하여 말이 없어 싸우지 못하는 상황이 오지 않게 했습니다.

이쯤 되었을 때는 몇 가지의 수정만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나이트의 기능이었습니다. 대다수의 게임에서 열심히 말들을 배치해도 나이트가 영웅만 때리면 승리를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나이트를 하수인만 공격할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영웅 난이도에서 끝까지 버티다가 탈진 피해로 승리를 하는 상황도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탈진을 없애는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말이 없으면 패배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자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도 탈진 피해가 없으리라 예상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래서 탈진 피해를 다시 적용하는 대신 적 덱의 하위 15장의 카드를 모두 폰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변경하자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규칙을 배울 필요는 없게 되었지만, 개발팀은 언제라도 임무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디자인적인 측면이었습니다. 그 후 모로스가 말하는 와중에도 플레이어들이 규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수의 글귀를 추가했지만, 이보다 더 직관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규칙의 이해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은 바로 말들의 움직임이었습니다. 게임 도중에 많은 일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기에 그 움직임이 매우 빨라야 했고, 두 개의 말들 사이에 있으면 그 둘 모두를 공격한다는 것 또한 뚜렷하게 표현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존 하스스톤 하수인들의 공격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두 개의 말을 공격할 때는 그 둘의 사이로 이동하여 공격을 했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움직임 자체는 멋있었지만, 기존과 같아서 그런지 하수인을 공격하면 본인의 하수인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인식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다른 방식을 시도한 끝에 지금과 같이 움직임 자체는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 다소 느리지만, 빠른 발사체를 날리는 방식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래 체스 임무 전용의 게임 판을 도입하면 어떨까도 생각 했었습니다. 결국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아래와 같이 꽤나 멋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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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실제 체스, 하스스톤, 그리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카라잔 느낌이 모두 느껴지는 한여름 밤의 카라잔의 체스 임무는 이렇게 만들어졌으며, 플레이어분들이 체스 임무를 재미있게 즐기고 계셔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여름 밤의 카라잔의 체스 임무를 재미있게 플레이하셨나요? 여러분의 의견을 아래 덧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