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관점: 피터 웨일렌과 함께 하는 '격노' 키워드 변경

개발자의 관점: 피터 웨일렌과 함께 하는 '격노' 키워드 변경

하스스톤에서 '격노' 키워드를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격노 카드는 모두 원래의 효과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단지 키워드 없이 풀어서 설명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화난 닭 카드의 경우 "피해를 받은 상태면 공격력을 +5 얻습니다."가 됩니다.

이러한 변경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키워드를 제거함으로써 게임을 조금 정돈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키워드에 대한 저희의 전반적인 원칙을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Divider_GIL_Leather.png

하스스톤에서 키워드란 카드 텍스트에서 굵은 글씨로 표시되는 단어를 말합니다. 이러한 단어는 게임 맥락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키워드는 아주 중요합니다. 저희 카드 세트 대부분에 적어도 하나 이상의 키워드가 있고, 기본 세트와 오리지널 세트의 경우 다양한 키워드가 있습니다. 그럼 키워드는 왜 중요할까요?

  1. 키워드는 카드를 쉽게 외우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키워드를 하나 익혀 놓으면 복잡한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압축할 수 있고, 그러면 새 카드를 더욱 빨리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키워드에는 여러 가지 개성이 있습니다. 각 키워드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습니다. 발견, 소집, 도발 등 게임 속 세상에 대해 더 빨리 몰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3. 키워드가 있으면 카드 텍스트의 디자인이 예뻐집니다. 텍스트를 한 단어로 요약하기 때문에 카드에 잘 어울립니다. 사실 이 점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복잡함을 숨긴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키워드는 유용한 편입니다.
  4. 키워드를 활용해 다른 설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군 도발 하수인들에게 +2/+2를 부여합니다."와 같은 식으로 카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키워드를 많이 만들수록 좋지 않겠냐고요? 극단적인 경우, 모든 것을 키워드화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켈투자드"라는 키워드를 쓰면 "각 턴이 끝날 때, 이번 턴에 죽은 모든 아군 하수인을 소환합니다."는 의미로 쓸 수도 있고 파멸의 예언이라는 키워드는 "내 턴이 시작될 때 하수인을 모두 처치합니다."라는 의미로 쓰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저희도 동감합니다! 키워드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가치가 있는 키워드가 무엇일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키워드를 부여하는 것은 카드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자주 눈에 띄고 개성이 있으며 유용하고 메커니즘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는 키워드가 그런 역할을 하죠. 지난 한 해 동안 저희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가지 예시를 추가하였습니다. 바로 독성생명력 흡수입니다. 이는 하수인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능력입니다. 전투의 양상을 바꿔주고, 하수인의 우선순위가 바뀌며 게임플레이를 더욱 신나게 만들어주죠. 또한 키워드가 없으면 꽤 긴 내용을 설명해야 하기도 합니다. 글로 써놓으면 딱히 연상되는 대상을 찾기가 힘듭니다.

enUS_RagingWorgen_600x316.png

이제 격노 이야기를 해봅시다. 격노란 "이 하수인은 피해를 받은 상태이면 새로운 능력을 얻습니다."라는 뜻입니다. 기본 세트와 오리지널 세트의 카드 6장에 쓰여 있으며 그 뒤로는 고대 신의 속삭임에 2장, 고블린 대 노움에 1장, 총 3장의 카드에 나옵니다. 이 키워드를 자주 쓰지 않은 이유는 디자인이 어려운 키워드이기 때문입니다. 하스스톤의 하수인은 수명이 그리 길지 않습니다. 특히 이미 피해를 입은 상태라면 더욱 그렇죠. 그래서 저희는 하수인에게 여러 번 피해를 입히도록 권장하는 발동형 능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통의 수행사제, 썩은얼굴과 같은 카드는 플레이어가 하수인이 피해를 입는 횟수를 최대한으로 늘리도록 만들기 때문에 게임플레이가 한결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키워드로서의 격노는 저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첫째, 격노가 "피해를 받은 상태"보다 이해하기 쉬운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개성 있고 카드 설명 텍스트 길이를 약간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에 지금까지 격노 하수인을 기본으로 한 카드는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전반적으로, 격노는 저희가 보기에 큰 효과가 없고 사용하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된 데다가 실제로 이 키워드가 쓰인 카드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조금 정돈하는 차원에서 이 키워드를 제거하기로 했습니다.

Divider_GIL_Thorns.png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술집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