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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붐의 폭심만만 프로젝트 0.8.7.20.18

로봇 신원 확인

*** 수정대장장이 칸고르 대화 내용 기록 시작 ***

보고 담당 기계 유닛: F7HL-LUM1

 

아! 어서 오렴, 아가. 무생물 감각체 동족을 보면 늘 반갑지. 어쩐 일로 내 집 문 앞을 밝혀주러 왔나?

:: F7HL-LUM1의 질문::

박사 붐 님을 위해 내 작업이 어디까지 진척됐는지 기꺼이 말씀드리지!

실험실에 늘어놓은 수정 배열을 봐. 저 수정들이 쏟아내고 있는 건 보통 빛이 아니야. '빛'이지. 하나뿐인, 진정한 '빛'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하지만 아는 것이 가장 없는 에너지원이지. 너무나 매혹적이고 몰입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고 말이야. 문명 사회를 짓고 보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해. 영원하고, 거대하며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힘이랄까.

그런데 이걸 확대할 수 있다면 어떨까?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딘가에 집중시킬 수 있다면 말이야. 그러면 우리는 얼마나 큰 일을 이뤄낼 수 있을까?

::F7HL-LUM1의 질문::

답은 내가 알려주지. 레이저야! 신성한 레이저!

::F7HL-LUM1의 질문::

구멍만 뚫는 게 아니야. 물론 엉뚱한 자의 손에 들어갔다가는 잠재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하게 되겠지만,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F7HL-LUM1의 애매한 삑 소리::

수정들이 정확하게 조화를 이루면 불가사의한 전자 대뇌를 만들 수 있어. 유기 생물체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지능적인 존재가 탄생하게 될 거야! 인공 생명이지. 그것도 육신을 지닌 존재들의 고통의 근원인 유한성이라는 요소에 제한을 받지 않는! 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어. 그 어떤 유기체보다도 똑똑하고 강한 기계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사회를 이루는 거야. 그들의 원동력이 되는 빛만큼이나 영원한 사회가 되겠지. 완벽하고. 정밀하고. 하나로 뭉친! 내 레이저가 만드는 밝은 미래라고 할 수 있어.

::F7HL-LUM1의 경외심에 가득 찬 소리::

물론이지! 질리악스가 가지고 있는 수정을 다 어디서 공수한 거라고 생각한 거야? 네 불가사의한 전자 대뇌의 수정은 누가 고안했을 것 같아? 아, 사실 방금 업그레이드 버전을 개발했는데, 얼마 안 있어 네가 최초의 수혜자가 될 거야.

::공구 부딪히는 소리, 맑은 쨍강 소리::

::공구 부딪히는 소리, 맑은 쨍강 소리:: 이게 뭐지? 제어 장치? 말도 안 되는 소리! 고차원 프로세스를 억제하려 들다니 말도 안 되지! 이걸 제거하고, 여기다가... 서브 루틴을 추가할 거야. 그러면 네가 네 친구들을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어.

됐다. 훨씬 낫지? 자, 다음엔 어디로 가니, 꼬마 친구?

플라크라고? 흠. 그렇다면 이게 필요하겠구나.

::공구 부딪히는 소리::

*** 수정대장장이 칸고르 대화 내용 기록 종료 ***

*** 폭발광 플라크 대화 내용 기록 시작 ***

기록 담당 기계 유닛: F7HL-LUM1

또 상황 점검하러 오셨나? 지엄하신 대장님이 직접 여기까지 행차하실 생각은 없고? 보잘것없는 평민들과는 어울릴 수 없다, 이거야?

받아. 이거 잠깐만 들고 있어.

::큰 폭발음::

::깔깔대는 소리::

::F7HL-LUM1의 빈정 상한 삐빅 소리::

에이, 그러지 마. 재미있었잖아! 게다가 방어막이 있어서 너도 멀쩡했고. 아, 그러고 보니 지난 주에 똑같은 장난을 쳤던 마지막 봇의 얼굴판 표정이 기가 막혔는데! 여기 어디 굴러다니고 있을 거야...

::F7HL-LUM1의 경악한 질문::

과학자라니? 나 과학자 아니야, 스파크 플러그야. 난 엔지니어지. 그래서 자랑스럽고. 연구실에는 이론도 빗변도 없단다. 내가 하는 일은 뭐든 실용적이라고. 소리도 크게 나고, 히히.

::F7HL-LUM1의 질문::

폭탄이라니!? 부탁인데 말조심 좀 해줘. 난 "폭죽"이라는 용어를 선호하거든. 내가 하는 일은 모든 이들을 기쁘게 해주는 데다가 엄청난 폭발까지 일으키는 일이야. 아, 게다가 그냥 폭발만 하는 게 아니지! 폭죽이 터지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거든. 대중 교통 수단으로 로켓을 쓴다면 얼마나 엄청난 가능성이 열릴지 상상해봐! 이걸 잔뜩 써서 말이야! 일명 붐주카포라는 거야. 여기에 승객을 싣고 퓨즈에 불을 붙이면 저기서 초고속으로 발사되는 거지! 그런 다음에 폭발하는 게 문제야. 그 부분은 아직 연구 중이고. 누가 봐도 엄청 멋있지만 한 번 타고 살아남을 수 없다면 아무도 붐주카포를 이용하지 않을 거 아냐?

있잖아... 사실 테스트 중이라서 누가 좀 도와주면 참 좋겠는데...

::F7HL-LUM1 서둘러 사양::

알았어, 알았어. 그럼 가서 배신자 두목님한테 나 도와줄 인력 좀 보충해달라고 전해줘. 아, 그리고 토륨, 시포리움이랑 사로나이트 천 킬로씩, 마나 수정 조금, 카자 콜라 한 박스가 더 필요해... 샌드위치도 하나. 후추 많이 넣어서.

*** 폭발광 플라크 대화 내용 기록 종료 ***

*** 마이라 로트스프링 대화 내용 기록 시작 ***

기록 담당 기계 유닛: F7HL-LUM1

그렇지, 맞아. 너 플라크가 작업실이라 부르는 그 창고에서 왔구나, 안 그래? 폭발물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지긋지긋한 후추 냄새도 그렇고.

또 상태 업데이트 보고를 받으러 온 거지? 설명할 필요 없어. 뻔한 걸 뭐. 언젠가 박사 붐이 직접 와서 내 실험을 검토하는 게 좋을 텐데. 뭐 큰일이야 나겠어? 난 벌써 죽었는데 하나도 신경 안 쓰이거든.

::F7HL-LUM1의 질문::

독극물이라고? 어머, 얘, 이제 독극물 같은 것 따위 아무것도 아니야. 초월했달까. 그보다 훨씬 흥미로운 걸 발견했거든. 네크리움이라는 물질이지!

::F7HL-LUM1의 질문::

새로운 원소란다!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몇 가지 실험을 더 해봐야 하겠지만, 내 생각엔 이거야말로 죽음 그 자체의 기본 입자인 것 같아. 깜짝 놀랄 정도로 다채로운 면모를 가지고 있는데, 벌써 아주 많은 용도를 예상할 수 있을 정도야. 무기, 독극물, 또 무기, 치약, 인공 조미료, 식이보충제, "시간이 다 됐을 때"만 울리는 알람 시계 등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

::F7HL-LUM1의 불편한 질문::

아무 문제 없어! 아니, 사실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긴 해. 영 불안정하거든. 굉장히 심하게 불안정해. 아무리 잘 쳐줘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원소야. 직접 연구해보는 게 가장 효율적이겠지만, 원재료에 노출된 조수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늙어버려 수명이 다하는 바람에 말이야. 게다가 수명이 다하기 전에 다시 일어나 예의를 차리지도 않는다니까. 너무 짜증나! 혼자 일하다 보니까 연구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졌지 뭐니.

::F7HL-LUM1의 사무적인 삑 소리::

그렇지! 그게 정답이네! 조수들을 살려두면 되겠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박사 붐한테 가서 가능한 한 빨리 조수를 한 명 더 보내 달라고 전해.

흠. 잠깐만 기다려. 두 명으로 하자... 혹시 모르니까.

*** 마이라 로트스프링 대화 내용 기록 종료 ***